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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15 들돼지를 프로듀스!!!

들돼지를 프로듀스!!!

관심거리 2008/02/15 11:38 posted by isili

 오늘 아침은 다르다. 아버지는 출장, 어머니는 파트타임 동료와 1박 2일의 여행을 떠나고 없는 이런 아침에는, 멋진 고등학생을 연기할 필요가 없다. 멍해도 좋고 늘어져도 아무 상관없는, 나만의 나만에 의한 나만을 위한 아침이다.
 어서 오세요. 오늘도 기리다니 슈지 인형 쇼. 스타트!
 우선은..... 역시 외관이 문제야. 고교생 구십 구 퍼센트는 외면으로 모든 걸 판단하니까. 몸에 나쁜 다이어트는 그만 두겠어 인기를 얻으려고 몸집을 줄인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더 미움을 받을 테니까.

 인간이런 간단한 화술과 간단한 시각적 효과 하나만으로 쉽게 속아 넘어간다. 이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별 것 아닌 데서 손해보지 않도록, 의심받지 않도록,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도록, 겉보기에 반듯한 인상을 주어야 한다. 기본에는 성실함을 깔고, 적당한 겉꾸밈을 한다. 그것이 바로 만인에게 사랑받는 비결이다.
 점심시간의 소란은 나를 삼켜 버리기도 하고, 밀쳐 버리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결국 나를 외톨이로 만들었다. 이제는 오갈 데 없는 외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내가 꾸며냈던 기리다니 슈지가 진짜 나와 얼마나 다른 존재인가를 알았다. 이제는 멀어져 버린 '그'가 만든 기분 좋은 일상들, 적당한 거리로 적당한 사랑을 얻는 안성맞춤의 장소, 그것이 사무치게 그리웠다.
 너무 가까워지면 이렇게 귀찮아지는 거야. 그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는데. 그런데도 이 놈은 나에게  이렇게 깊이 들어오고 말았어.

 슈지가 연극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거리'의 마법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심각한 모습, 너무 본질적이어서 감히 드러낼 수 없는 내적 욕구를 억제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남에게 부담과 지겨움을 주지 않는 처세술을 발휘하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 중략 ... 우리는 거리를 두지 않는 인간을 혐오하고 두려워한다. 너무도 적나라한 내면의 모습을 날것으로 드러내는 인간을 보면 구역질을 한다. 그러면서 속으로 외친다. 그건 숨겨야 해!하고 슈지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늘 웃음을 주는 스타이면서도 그의 내면은 우울하다.

나는 '김현중'을 연기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좀 더 슈지에 치중한, 좀 더 어두운. 그런느낌.

다른 분들에겐 어떨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무서운 책. 그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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